Page 191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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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록 191
1.복주 설봉산 고진각대사어록 서
(福州雪峰山故眞覺大師語錄序)
한림시독학사 중산대부 수상서 예부시랑 동지승진은대 보문하봉
박사 판태상사 권판상서부성주호군 낭야군 개국후 식읍 1천9백
호 식실봉 2백호 사자금어대 왕수 지음(翰林侍讀學士 中散大夫 守
尙書 禮部侍郞 同知承進銀臺 普門下封駮事 判太常寺 權判尙書部省
主護軍 瑯王耶郡 開國侯 食邑一千九百戶 食實封二百戶 賜紫金魚袋
王隨 撰)
나는 일찍부터 학문이 트이지 않은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였는데,
우연히 과거에 급제하여 빛나는 세상을 만나 갑자기 화려한 직책을
역임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매일 근심 걱정이 쌓여 있고 명리를 위해 밖
으로만 내달렸다.그리하여 객진번뇌[客塵]가 본원(本源)을 가리고 세
상 풍파가 이러한 생각을 부추겨 세상의 영화가 영원한 즐거움이라
여기고 선에 관한 법담 듣는 일은 쓸모 없는 희론으로 알았다.그러
니 총애와 굴욕이 함께 닥쳐오는 것이며 삶과 죽음이 같다는 것을
어찌 알았겠는가.
이렇게 미혹에 빠져 있던 내가 바야흐로 홀연히 깨친 것이 있었
다.얼마 전에 내가 항주(杭州)지방에 나가 그곳을 다스리다가 숭천
(崇川)에서 임기를 마치고 공직에서 물러나 녹만 타는 몸이 되었기에
한가한 날이 많았다.그래서 전등록(傳燈錄)에서 설봉스님의 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