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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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설봉록
한 스님이 물었다.
“고해(苦海)바다에 배가 없으니 어떻게 건너야 합니까?”
“ 풀 한 포기도 빌릴 수 없다.”
한 스님이 물었다.
“일단 떨어버린 다음에는 어떻게 합니까?”
“ 그대의 목숨을 위해서도 절대로 다시 만들지 말아라.”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푸른 하늘에 밝은 해가 떴는데 잠꼬대는 해서 무엇을 하려는가?”
한 스님이 물었다.
“폭포가 쏟아지는 바위 앞에서 어찌하여 썩은 나무토막은 멈추지
않고 떠내려갑니까?”
“ 위험하다!”
한 스님이 물었다.
“여러 사람이 사금(沙金)을 일어내는데 누가 금을 얻는 사람입니
까?”
“ 그대는 얻지 못한다.”
“ 맑은 강물을 다 퍼냈는데 금은 어디로 갔습니까?”
“ 물이 흘러오면 도랑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