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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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설봉록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 ‘3승의 가르침 밖에 따로 전해 온 비밀스런 종지가 있
다’고 하셨다는데,무엇이 따로 전해 온 비밀스런 종지입니까?”
“ 그대는 스님네들의 비웃음이 두렵지도 않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백 가지 일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 음계(陰界)에 앉아 있어서 또 무엇을 하겠느냐?”
“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됩니까?”
“ 그냥 세월만 보내서 또 무엇을 하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바로 얼굴 앞의 일도 분간할 수 없게 되었으니 스님께서 타파해
주십시오.”
“ 누가 너의 이 똥말뚝을 깨뜨린단 말이냐?”
그 스님이 무슨 말을 더 하려는데 스님께서 악!하고 할을 하여
내쫓았다.
하루는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 신광사(神光寺)에서 왔습니다.”
“ 낮빛은 햇빛이라 부르고 밤빛은 불빛이라 부르지만 어떤 것이
신광(神光)이냐?”
그 스님이 대답이 없자 스님께서 대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