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P. 57

설봉록 上 57


               “좋다!”


               한 스님이 물었다.
               “바다는 망망하고 구름은 깊은데 어떻게 건너야 합니까?”

               “ 그대의 순풍을 빌려라.”
               “ 배를 띄우고 노를 잡았으니 스님께서 전송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 낮잠만 자는 놈아!이미 기슭에 다다른 줄도 모르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입니까?”

               스님께서는 갑자기 주장자로 그의 입을 때리셨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묻지도 않고 대답도 안 할 때는 어떻습니까?”

               “ 둔한 놈!”


               한 스님이 물었다.
               “얼굴을 때리며 올 때는 어떻게 합니까?”
               “ 뭐라고?”
               그 스님이 말을 이으려는데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괜한 질문을 했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비로(毘盧)를 다 삼켜 버렸을 때는 어떻습니까?”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