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9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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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下 219
중도(中道)에 선 이 법은 모두에 다 통하는 것입니다.만약에 이러
한 뜻을 알면 모든 것이 다 옳고 또 모든 것이 옳지 못하며 말할
수도 말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지견(知見)이 공하여 형상이 없
어지면 형상 없는 법성이 모든 공(空)을 내어서 하나가 중(中)이면
모두가 중(中)이 됨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대왕은 다 듣고 나서 감사의 절을 올리고 황금 스무 덩어리를
희사하였으나 두 분 스님은 받지 않고 왕궁으로 되돌려 바쳤다.
그 후 대왕은 다시 현사스님께 물었다.
“이 하나의 진심은 본시 생멸이 없고 모든 것을 다 갖추어 가
고 옴이 없다고 하는데,이 내 몸은 어디서 생겨났습니까?”
이에 스님이 말씀하셨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허망하게 만난 인연으로 생겨나 그대로 생
명으로 이어지는 것으로,이 한 생각은 본래부터 무엇인가를 알아
보는 성품[識性]입니다.예로부터 지금까지 본원으로서의 참 성품
은 본래 법계에 두루하나 망상 때문에 한 점 식의 성품[識性]이 생
겼고 그것이 생각[念]이 되었으며 그것 때문에 천 가지로 고통스
런 몸을 받아 윤회가 있게 된 것입니다.옛사람이 말하기를 ‘부처
란 깨달음이다’라고 하였는데 대왕께서는 이미 이러한 불법을 분
명히 아셨으니 이제는 악취에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대왕께 바라고 싶은 것은 자주 망념을 돌이켜 그것을 진
여로 되돌리는 것입니다.그러면 모든 성인의 도와 부합되어 본원
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그러므로 제불은 일대장교를 통해 많은
교화를 내려 모든 중생이 함께 성불하기를 기원했습니다. 법화경
(法華經)에서도 ‘오직 이름을 빌려서 중생들을 인도하나 이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