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P. 86
86 현사록
“여러 스님네들이여,한 법이 산하대지와 색공명암(色空明暗)을
갖춘 줄을 아는가?이렇게 보는 것을 옳지 않다고는 못하나 그런
인연으로는 살아갈 길[生機]이 없다.지금 이렇게 누구에겐가 묻는
다 해도 뒷날 전혀 멀어질 것이니,왜냐하면 한결같이 평상(平常)
하여 한 구절 속에서 죽어 있고 죽이고 살림에 자재함을 얻지 못
했기 때문이다.
틀을 벗어난 도량을 밝히고 삼륜(三輪)을 초월해야 한다.사천
(四天)을 평등하게 갖추고 큰 바다의 물결과 같이 생명[含識]을 널
리 이롭게 해야 한다.이렇게 되어야 ‘나면서도 나지 않고 나지 않
으면서도 나며,나서는 항상 나고 나긴 하나 항상 나지 않는다’라
고 하는 것이다.이렇게 이해해야만 대도를 분명하게 통달했다고
한다.다른 일 없으니 일없이 서 있지 말라.
40.
행광(行光)스님이 다섯 가지 질문을 하면서 답을 청하자
스님께서는 질문마다 답을 하시고 노래를 붙이셨다.
1.
“무엇이 기연에 응하여 설법하는 불성입니까?”
“ 기봉이 서로 맞아 너와 내가 스스로 아는데 다시 무엇이 있으
랴.”
기연에 응하여 통하지 않음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