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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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上 81
그리고는 대신 말씀하셨다.
“이것도 바깥 물건이 아닙니다.”
종이 울리자 스님께서는 아야,아야!소리를 지르고 뛰면서 말
씀하셨다.
“이 종이 내 밥통 속에서 운다.그대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전상좌(展上座)가 대꾸하였다.
“스님의 존체는 어떠신지요?”
“ 그대는 또 변명해서 무엇 하려는가.”
“ 스님은 또 스스로 물어서 무얼 하시겠습니까.”
“ 나는 이러고 싶지 않네.”
“ 전들 어찌 일찍이 그랬겠습니까.”
“ 그래,그렇지.”
“ 네,네.”
하루는 설봉스님을 하직하고 산을 내려오면서 말씀하셨다.
“스님께 아뢰옵니다.사람마다 자유자재하니 저는 이제 산을 내
려가렵니다.”
설봉스님이 말씀하셨다.
“누가 그러던가?”
“ 스님께서 그러셨습니다.”
“ 그대는 어떻게 하려는가.”
“ 자유자재하지 못합니다.”
“ 알았네,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