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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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록 89



               14.지공화상 돌아가신 날에














               1.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왔어도 온 것이 없으니 밝은 달 그림자가 강물마다 나타난 것
            같고,갔어도 간 곳 없으니 맑은 허공의 형상이 모든 세계에 나누
            어진 것 같다.말해 보라.지공은 도대체 어디 있는가.”

               향을 사른 뒤에 다시 말씀하셨다.
               “한 조각 향 연기가 손을 따라 일어나니,그 소식을 몇 사람이

            나 아는가.”


               2.

                 날 때는 한 가닥 맑은 바람이 일고
                 죽어가매 맑은 못에 달 그림자 잠겼다
                 나고 죽고 가고 옴에 걸림이 없어
                 중생의 몸에도 참마음이 있음을 보이시네
                 참마음이 있으니 묻어 버리지 말아라
                 이때를 놓쳐 버리면 또 어디 가서 찾으리.
                 生時一陣淸風起 滅去澄潭月影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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