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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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나옹록


                 生滅去來無罣礙 示衆生體有眞心
                 有眞心休埋沒 此時蹉過更何尋


               3.

               스님께서 향을 들고 말씀하셨다.


                 천검(千劍)을 모두 들고 언제나 활용하니
                 황제가 그를 꾸짖어 종[奴]을 만들었다

                 평소의 기운은 동쪽 노인을 누르더니
                 오늘은 무심코 한 기틀을 바꾸었다
                 바꾼 그 기틀은 어디 있는가.
                 千劍全提常活用 皇王罵動作奴之
                 平生氣壓東方老 今日等閑轉一機
                 轉一機何處在



               향을 꽂고 말씀하셨다.
               “지공이 간 곳을 알고 싶거든 부디 여기를 보고 다시는 의심치
            말라.”



               4.

               스님께서 향을 들고 말씀하셨다.


                 푸른 한 쌍 눈동자에 두 귀가 뚫렸고
                 수염은 모두 흰데 얼굴은 검다
                 그저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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