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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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나옹록



               12.달마상에 점안하며[達磨開光祝筆]














               스님께서 붓을 들고 말씀하셨다
               “이미 가섭으로부터 28대 조사들이 다 눈을 갖추어 6종(六宗:

            육사외도)을 항복받았는데,무엇 때문에 이 달마에게 또다시 점안
            (點眼)해야 하는가.그 이유를 말할 사람이 있는가.말할 수 있다
            면 달마를 위해 기염을 토해낼 뿐만 아니라,온 법계의 중생들에

            게도 이익을 주어야 할 것이다.만일 말할 수 없다면 게송 한마디
            를 들어라.”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가리켜 성품을 밝게 보게 했나니
                 노호(老胡:달마)는 놓을 줄만 알았고 거둘 줄을 몰랐다

                 그로부터 눈병이 나서 헛꽃이 피어
                 헛꽃이 온 세계에 어지러이 떨어졌다
                 쉬지 않고 어지러이 떨어지는 헛꽃이여
                 아득하고 막막해라.길은 멀고 멀구나.
                 眞指人心明見性 老胡知放不知收
                 從玆眼病空花發 徧界紛紛翳亂墜
                 翳亂墜兮自不休 杳杳冥冥路轉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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