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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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록 95
16.장상국(張相國)의 청으로 영가에게
소참법문을 하다
“변숭(邊崇)의 영혼이여,밝고 신령한 그 한 점은 끝없는 과거
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끊어야 할 번뇌도 없고 구해야 할 보
리도 없다.가고 옴도 없고 진실도 거짓도 없으며 남도 죽음도 없
다.4대에 있을 때도 그러했고,4대를 떠난 때도 그러하다.
지금 을묘년 12월 14일 밤에 천보산(天寶山)회암선사(檜岩禪
寺)에서 분명히 내 말을 들으라.말해 보라.법을 듣는 그것은 번
뇌에 속한 것인가 보리에 속한 것인가,옴에 속한 것인가 감에 속
한 것인가,진실에 속한 것인가 허망에 속한 것인가,남에 속한
것인가 죽음에 속한 것인가.앗[咄]!
그것이 무엇인지 끝내 알 수 없다면 결국 어디서 안신입명(安
身立命)할 것인가.”
죽비로 향대(香臺)를 한 번 내리치고 말씀하셨다.
“알겠는가.만일 모르겠으면 마지막 한마디를 더 들어라.영혼
이 간 바로 그곳을 알려 하는가.둥그레한 외로운 달이 중천에 떴
구나.”
다시 향대를 치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