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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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1)













               옛 분들에게 있었던 훌륭한 일들이 세상에 밝혀지지 못하는 것은 후
            학의 잘못이라고 들었다.3교(三敎)의 훌륭한 분들 중,불교에서는 한마
            디 말씀 한 가지 행이 모두 비석이나 어록,단편 등에 실려 있으나 사방
            에 흩어져 있어 빠짐없이 볼 수가 없다.그리하여 덕스러운 이가 묻혀서
            혹은 들어보지도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나는 항상 총림에 드나들면서

            더러는 큰스님들의 법문 중에서 듣기도 하고 혹은 찾아다니면서 구하기
            도 했는데,모두가 의지를 북돋아 주고 후세의 거울이 될 만한 것들이었
            다.그리하여 그때그때 기록해 둔 것이 총 수백 토막이 되었는데,그것을
             인천보감(人天寶鑑)이라고 이름붙였다.여기서 인물에 등급을 매기거

            나 선후를 나누지 않았으니 대혜(大慧)스님의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본
            땄다.
               옛날에는 선을 닦는 자들도 누구나 경학과 율법을 공부하였고 경율을
            하는 자들도 모두 힘써 선을 닦았으며,나아가 유가나 노자의 도에서도
            터득하여 철저히 깨달았다.지금처럼 한 가지 방법만 오로지 하고 한 가

            지 맛에만 빠져 마치 어울릴 수 없는 물과 불처럼 서로를 헐뜯지는 않았
            다.아!옛 분들의 행이 어려운 것이 아닌데,사람들 스스로가 자기를 비
            하해서 옛 분들을 쫓아갈 수 없다고들 하니,그들은 옛사람이나 지금 사
            람이나 같은 사람인 줄을 너무도 모르고 있다.이런 가운데 스스로 분발
            하는 이가 있다면 옛 분들과 무엇이 다르랴.
               이제 이 책을 간행하여 이 내용을 널리 펴는 것은 후학에게 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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