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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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인천보감


            한 것이 3백 가(家)였다.천태종(天台宗)과 화엄종(華嚴宗)의 핵심
            을 알았고 유식(唯識)을 깊이 있게 논하였으며,세 종파의 다른 이

            치를 대략 분석하여 하나의 근원으로 귀결시키려 하였다.그러므
            로 의문이 마구 생기면 깊은 뜻을 낚고 먼 뜻을 길렀으며,어두운
            점을 쪼개고 파헤칠 때는 치우치고 삿된 견해를 쓸어버렸다.

               그의 문장은 아름답고 자유분방하다.그러므로 이 글은 자기
            마음을 활짝 깨우쳐 성불하는 으뜸이며 달마가 서쪽에서 온,전할
            수 없는 바로 그 뜻을 분명히 알려준다.”

               선사가 입적하고 나서도 총림에서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많
            았는데 희령(熙寧:1068~1077)년간에 원조(圓照)선사가 비로소
            이 책을 들고 나와 널리 대중에게 알렸다.

               “예전에 이 보살께서는 스승 없이 터득하는 지혜[無師智]와 저
            절로 터득하는 지혜[自然智]를 숨기고 오로지 보통지혜만을 써서

            모든 종파의 강사들에게 서로 질문공세를 펴도록 명하였다.그리
            고 자신은 심종(心宗)의 저울대를 가지고 그들의 이치를 고르게
            달았으니 그 정묘한 극치는 가히 마음의 거울로 삼을 만하다.”

               이로부터 납자들이 다투어 그 책을 전하고 읽게 되었다.
               원우(元祐:1086~1093)년간에 보각 조심(寶覺祖心)선사는 그

            때 이미 나이가 많았으나 손에서 이 책을 놓지 못하고 이렇게 말
            하였다.
               “나는 이 책을 늦게야 보게 된 것이 한스럽다.평소에 보지 못

            했던 글과 노력으로는 미칠 수 없는 이치가 그 속에 다 모여 있
            다.”
               그리고는 그 요점만을 골라서 세 권의 책으로 만들어  명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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