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6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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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인천보감


            한 끼 먹으면서 아침에는 대중들에게 공양하고 저녁이면 선을 익
            혔다.이어 태주(台州)천주봉(天柱峯)에 가서 90일 동안 선정을

            익혔는데 종달새가 옷에다가 둥지를 쳤다.
               천태 덕소(天台德韶)국사를 뵈오니,국사는 한번에 그가 큰그릇
            임을 알았다.그리하여 가만히 깊은 종지를 전해 주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원(元)선사와 인연이 있으니 뒷날 불사를 크게 일으킬
            것이다.”

               처음에는 명주(明州)자성사(資聖寺)에 주지하다가 건륭(建隆)
            원년(960)에 오월(吳越)충의왕(忠懿王)의 청으로 영은(靈隱)의 새로
            지은 절에 머무르니 그 절의 첫 번째 주지가 되었다.다음 해에

            청을 받아 영명사(永明寺)도량에 주지하니 대중이 2천 명이나 되
            었다.그들은 모두 두타행을 잘 닦아 승려가 되려는 사람들이었는

            데 선사는 왕에게 아뢰어 도첩을 받게 하고 삭발하고 먹물옷을
            입혀 주었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영명의 종지입니까?”
               “ 영명의 종지를 알고 싶은가.서호(西湖)의 물이니,해가 뜨면

            빛이 나고 바람이 불면 물결이 인다.”
               또 한 스님이 물었다.
               “제가 오랫동안 영명도량에 있었으나 어찌하여 영명의 가풍을

            알지 못합니까?”
               “ 알지 못하는 곳을 알아라.”
               “ 알지 못하는 곳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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