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4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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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얼마 전 꿈속에서 이 시구(詩句)를 보았는데,아마 이는
            저의 전신이 지은 것인 듯싶습니다.”

               “ 그대는 뒷날 반드시 늑담사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 후 경상은 비구가 되어 몇 해 동안 대중 속에 있다가 과연
            늑담사의 주지로 세상에 나갔고 여러 차례 명산 대찰의 주지를

            지냈다.이어서 정강(靖康)의 난(금나라의 침공)으로 천태산(天台山)
            에 피신하여 고암 선오(高菴善悟:1074~1132)스님과 거의 비슷
            한 시기에 연화봉에서 입적하니 그곳은 천태 덕소(天台德韶)국사

            가 선정(禪定)에 들었던 곳으로 전후의 사실이 모두 지난날 게송
            에서 들은 바와 같았다.
               교종(敎宗)에서는,보토(報土:과보의 영역)는 모두 옛 원력이 나

            타난 것이어서 모두 정해진 몫이 있다고 하였다.이 어찌 우연한
            일이라 하겠는가.그러나 세속의 못난 무리들 중에는 주지를 하고

            자 구차스럽게 명성과 이권에 영합하여 늙어 죽으면서도 제 분수
            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내가 지난날 태백산 밀암(密菴咸傑)스님의
            회중에 있을 때,한번은 꿈속에서 일련(一聯)의 게를 지어 벽 위에

            써 붙인 적이 있다.


                 난간에 눈 내리니 절집은 초록빛 유리 아래 있고
                 구름이 하늘을 가로지르니 사람은 연꽃으로 돌아간다.

                 雪點欄干寺在翠瑠璃之下
                 雲橫霄漢人歸紅菡萏之中


               이 글을 지은 지도 벌써 여러 해가 되었는데 아직껏 세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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