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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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스님의 초상화에 찬을 썼다.
사대 오음을 뒤집어 들추어내고는
최고의 경지를 깨쳤도다
마음을 쏟아 사람들을 가르쳤지만
암암리에 도리어 비웃음 받았다네
눈동자 속의 사람이 쇠피리 불어대는구나
작은 바가지로 바닷물을 뜨자니 부질없이 심신만 고달프다
다리미 불에 차 끓이는 사람과는 찻잔을 함께 않네.
그 후 스님은 가화(嘉禾)절에 있다가 소산(疎山)과 앙산(仰山)
으로 자리를 옮겼고,두 차례나 설봉산(雪峰山)의 주지를 지낸 후
입적하였다.
4.행자에게 들려준 법어/설당 도행(雪堂道行)선사
설당 행(雪堂道行)선사의 법어 가운데 원우(元友)행자에게 들려
준 말이 있다.
“운거산(雲居山)고암(高菴善悟)노스님이 용문산 불안(佛眼)스
님 회하에 수좌로 있을 무렵 대중에게 으레 ‘모름지기 깨달은 사
람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뒷날 내가 고암스님에게 가
르침을 받으며 시봉할 때 그 뜻을 가르쳐 달라고 청하자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많은 대중 가운데에는 못난 사람들이 항상 많고 식견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