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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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저곳 일은 어떠한가?”
“ 온 누리에 태양이 찬란하여도 바다 밑엔 꽃이 피지 않습니다.”
대양스님이 웃으면서,그에게 정신이 또렷또렷하냐고 물으니
청부스님은 할을 한 번 하고 나서 말하였다.
“내가 모든 것을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후 청부스님은 끝내 일어나지 못하였다.대양스님은 마침내
그의 의발과 게송을 부산 법원(浮山法遠:997~1067)스님에게 전
하였고,부산 법원스님은 투자 의청(投子義靑:1032~1082)스님에
게 전하여 조동종(曹洞宗)일파를 일으켜 세웠다.
7.운문의 정종을 잇다/원통 법수(圓通法秀)선사
법운사(法雲寺)의 원통 법수(圓通法秀:1027~1090)선사는 처
음 화엄경 을 공부하다가 하루는 “내가 책을 보니 ‘선재동자는
처음 문수보살을 만나고서도 또다시 110성(城)을 돌아다니며 53인
의 선지식을 찾아갔다’하고,또 ‘달마스님은 서쪽에서 오시고 육
조 혜능스님은 남쪽으로 떠나가서 교학 밖에 따로 무상심인(無上
心印)을 전했다’고 하는데,내 어찌 한쪽 모퉁이에 머물러 성상(性
相:法性宗과 法相宗)의 종문(宗門)에만 머무를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하였다.이를 계기로 하던 공부를 모두 팽개치고 행장을 꾸려
남부지방을 돌아다니다가 무위산(無爲山)에 이르러 의회(天衣義
懷:992~1064)스님을 찾아뵈니 스님이 물었다.
“좌주(座主:강사의 존칭)는 무슨 경을 공부하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