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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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마신 후 목암스님이 또다시 말하였다.
               “이 일이란 책에도 입술에도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 그렇다면 결국 어디에 있습니까?”
               “ 쇠가시를 앞에 던져야 아는가?”
               “ 정말 입술에 있지 않군요.”

               목암스님이 후려치자 몽암스님은 할을 한 번 하고 나와 버렸
            다.몽암스님은 이미 그의 삭발 은사인 광 회암(光晦庵)스님에게
            법을 얻고 설당(雪堂)스님을 대부(大父)로 섬겼는데도 또다시 건원

            사에서 목암스님을,오거사(烏巨寺)에서 밀암(密庵)스님을,정자사
            (淨慈寺)에서 수암(水庵)스님을,고정사(高亭寺)에서 수암(誰庵)스님
            을 뵌 후에야 비로소 심오한 경계를 얻었다.그는 단 하루도 훌륭

            한 스승과 함께하지 않은 날이 없었으니,그의 법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무준 불감(無準佛鑑)선사의 염고(拈古)


               무준 불감 사범(無準佛鑑師範)선사가 말하였다.

               “목평(木平)스님이 낙포(洛浦)스님을 찾아뵙고 질문 하나를 던
            졌다.

               ‘물거품 하나가 생기기 전에는 어떻습니까?’
               ‘ 물길을 찾아 배를 옮기고 노를 저으니 물결이 갈라지네[移舟
            諳水脈 擧棹別波瀾].’

               목평스님은 깨닫지 못하고 반룡(盤龍)스님을 찾아가 또다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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