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1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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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161


            할 것입니다.




               73.종각대사(宗覺大師)에게 드리는 글



               부처님의 말씀은 마음으로 종지를 삼으니 종지에 통하면 말에
            도 통합니다.이미 종문(宗門)이라고 말했다면 지리멸렬하게 근본

            을 버리고 지말을 쫓으면서,말과 경계를 따라서 틀에 박힌 형식
            을 지어서야 되겠습니까.
               요컨대 곧장 초월 증득하여,현묘하고 수승 청정한 심성의 경

            계를 꿰뚫어 벗어나야만 합니다.그리하여 면밀하고 온당한 향상
            의 큰 해탈에서 큰 쉼의 마당에 그대로 사무쳐 들어가야 합니다.
            그곳은 텅 빈 것처럼 한가롭지만 원만하게 증득한 작용은 한계

            지울 수 없을 정도여서,천 사람 만 사람이라도 그를 가두어 둘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석가노인께서는 오랫동안 이 요점에 대해 말이 없으
            셨고,300여 회의 설법에서도 조금도 밝히지 못하였습니다.다만
            근기를 따라 구제하면서 시절이 도래하기를 기다렸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영산회상에서 얼굴을 드러내자 유독 금색두타만이 그의
            낚시에 걸렸는데,이를 교외별전이라 합니다.이 종지를 알았다고

            한다면 위음왕불 이전에 벌써 헛점을 보인 셈입니다.점검해 보자
            면 종류를 따라 몸을 변화해 내는 모든 기량과 기연이 이 하나 아
            닌 것이 없습니다.이것이 어찌 단순히 보고 천박하게 들어 알음

            알이를 간직하고 기관작용에 떨어진 자가 헤아릴 수 있는 것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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