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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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는 이것만이 일체 성현의 근본이며 조물주의 연원으로서 자
기를 형상 지워 확정짓는 것입니다.한 번 밝히면 칠통팔달하는
데,어디를 간들 자재하지 못하겠습니까.이로써 숙세부터 훈습했
던 것이 인연을 만나자 드러나고 일에 임하여 나타난다는 점을
알 수 있으니,어찌 스스로 믿음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스스로 하루를 점검해 보면 불법을 배우는 것도 이미
잡되게 쓰는 마음입니다.그렇다면 불법도 버려야만 진실 청정한
세계 속에서 사는 것입니다.
오로지 이것만을 의지하고 이런저런 데 뒤섞이지 마십시오.그
러면 순일하고 환하여 애증이 없으며,취사를 여의고 피아를 나누
지 않으며 득실을 짓지 않습니다.일체 법이 평등하여 나의 불가
사의한 경계로서,정묘원명(淨妙圓明)하게 수용하는 물건일 뿐입니
다.
반드시 이 마음을 오래도록 현전하게 하여 혼침에 떨어지지 않
도록 하십시오.총명한 지혜를 내지 말고 평등하고 편안하고 한가
하고 적정한 경계에 들어가면,어찌 이 본래 오묘한 광명을 흔들
악으로 짓는 업연(業緣)과 식정(識情)이 있겠습니까.
다만 눈앞에 경계가 임하면 모조리 잊고 여전히 어지럽고 혼란
할까 염려스러울 뿐입니다.그렇다면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
다.
옛사람의 수행도 스스로 증득해 들어간 것으로써 수시로 관조
하여 티끌 번뇌를 끊고 활발하고 우뚝하게끔 하였습니다.삼십 년
이십 년씩 오래도록 순수하게 익으면 생사에서 벗어나기가 어렵
지 않았었습니다.하는 것마다 힘이 착착 붙어서 한갓 고상한 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