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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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의 과보를 모조리 이치로 떨어 버려 업식에 끄달리지 않습니
다.이야말로 “생사를 투철히 벗어났다”하는 것입니다.
업보의 인연이 아직 다하지 않아서 인간 세상에 얽힌 일이 많
으면 모름지기 여유작작하게 대처해야 합니다.인생에는 각각 인
연을 따르게 마련이니,굳이 시끄러움을 싫어하고 고요함을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마음속을 텅 비우고 밖으로는 인연을 따라 주면
끓는 물처럼 시끄러운 시장 속에 있다 해도 조용하고 편안할 것
입니다.여기서는 털끝만큼이라도 견해의 가시가 일면,그대로 쳐
버려서 지나치지 말아야 합니다.
70.선인(禪人)에게 주는 글
“마지막 한 구절을 다 뚫어 버리면 유언(有言)․무언(無言)과
향상․향하,권실(權實)과 조용(照用)과 말고 펴고 주고 빼앗고를
감파할 필요조차 없다”라고 하였는데,뉘라서 조주의 이 소식을
알랴.모름지기 우리 집안의 씨앗이라야만 비로소 알리라.
71.한조의(韓朝議)에게 드리는 글
옛 불조께서 곧게 가리켜 보여주신 이 큰 법은,사람사람 서
있는 자리에 천 개의 해가 함께 나온 듯 환하게 비춥니다.다만
*의생신(意生身):업에 끄달린 업생신(業生身)에 반해,자기가 의도하는 대로 태어
날 몸을 받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