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P. 159

원오심요 下 159


            말에 그치지 않았으니,옛사람 말에 “말로 한 길[丈]을 하느니 한
            자[尺]를 가는 것이 낫다”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혜(定慧)의 힘이 업연(業緣)의 방향을 바꿔 주기 때
            문입니다.성성(惺惺)하게,그리고 용맹 과감하게 결단해야 천백
            생에 수용하게 됩니다.그 나머지 옛사람의 기연이나 말은 굳이

            다 알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하나를 분명하게 하면 착착 이와 같
            으니 천변만화라도 어찌 그의 능력과 작용을 변하게 할 수 있겠
            습니까.

               내심이 텅 비고 나면 바깥 인연도 고요합니다.옷 입고 밥 먹
            는 것이 본래 그대로가 천진이라,갈고 다듬을 것이 없습니다.가
            령 혹시라도 훌륭하다는 견해를 세우고 자신의 능력을 자부한다

            면 큰일입니다.부디 관조하고 살펴서 이런 작태를 짓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무아의 진실한 경계,부동불변한 경계,정묘청량
            (淨妙淸凉)하고 온당하고 은밀한 경계에 들어가게 됩니다.지공(誌
            公)이 말하기를,“가는 털끝만큼도 공부한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아서,형상 없는 빛 속에 항상 자재하도다”하였습니다.




               72.증대제(曾待制)에게 드리는 글



               선은 생각이 아니며,도는 노력과 무관합니다.그러므로 생각으
            로 참선한다면 마치 나무를 뚫으면서 불을 구하고 땅을 파면서

            하늘을 찾는 격이어서,더욱 정신만 수고로울 뿐입니다.또한 노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