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0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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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있겠는가?”한 것을 송했다.운문이 이르되 “알았다 해도 눈
앞에서 싸버리고,알지 못했다 해도 눈앞에서 싸버린다”하였
는데 이것이 내침이 없이 용납하는 것이다.
산하․누각․사람․가축 등 물건은 하나와 많음이 걸림이
없고,사람과 경계가 뒤섞이니 이것이 “걸림 없이 어울린다”는
것이다.
소(韶)국사가 이르되 “통현봉정(通玄峰頂)은 인간세계가 아니
다.마음 밖에는 법이 없으니 눈앞에 가득한 그대로가 푸른 산
뿐이로다”하였다.통현봉정은 생각할 바의 경계요,인간세계가
아니라 함은 생각하는 마음이요,마음 밖에는 법이 없다 한 것
은 전혀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한 대목이요,눈앞에 가
득한 그대로가 푸른 산이란 이 한 구절만은 그 승과 소국사가
믿음의 지위,수행의 지위,하나의 현묘함[一玄],세 가지 현묘
함[三玄]등으로 서로 막혀 그대로 문과 담장이 첩첩이 있게
하고,관문과 자물쇠가 겹겹이게 되어서 끝내 서로 만나지 못
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또 그 승이 본 경지는 취한 나그네와 황폐한 농가 같고,앙
산이 지적해 준 것은 가루라와 달리는 용 같다고 송하였으니,
법화경 에 이르되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이 친구의 집에 가
서 술에 취해 누웠다.이때 친구는 관가의 일 때문에 떠나야
되겠기에 값진 보물을 그 사람의 품안에다 넣어 주고 떠나갔건
만 그 사람은 술에 취해서 전혀 깨닫지 못했다”하였다.또 합
당히 인간과 하늘 무리의 묘한 공양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 승
은 배부르자 농사를 망쳤으니,한 방울 물도 녹이기 어려울 것
이다.눈 밝은 사람은 가려내 보라.
범어 가루라(迦樓羅)는 번역하면 묘시조(妙翅鳥)니,바람을 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