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7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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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207
는 옳으나 사람의 지위는 옳지 못하다”하였다.이것을 다른
책에서는 “믿음의 지위는 옳으나 수행의 지위는 아직이다”하
였는데,흔히들 금강삼매경 에서 말한 “믿음의 지위[信位],생
각의 지위[思位],닦음의 지위[修位],행의 지위[行位],버림의
지위[捨位]”를 들거니와 여기서 말한 믿음의 지위와 수행의 지
위는 똑같지는 않다.
죽암 규(竹庵珪)화상이 이르되 “입을 닫았거나 연 곳에 이쪽
과 저쪽을 나누고,말 있는 곳과 말없는 곳에 믿음의 지위와
수행의 지위를 나눈다”하였으니,이 또한 별다른 한 견해이다.
위산이 앙산에게 묻되 “적자(寂子:앙산)야,속히 일러라.오
음이나 18계에 드는 것이 아니냐?”하니,앙산이 이르되 “혜적
은 아직 믿음도 서지 못하였습니다”하였다.위산이 다시 묻되
“그대는 믿은 뒤이지만 서지 못하는가?믿기 전이어서 서지 못
하는가?”하니,앙산이 이르되 “다만 혜적일 뿐,다시 무엇을
믿겠습니까?”하였다.위산이 다시 이르되 “만일 그렇다면 정
성성문(定性聲聞)이로구나!”하니,앙산이 이르되 “혜적은 부처
도 보지 않나이다”하였다.
청거 호승(淸居皓昇)선사는 목우도(牧牛圖)에서 제6장에 이르
되 “믿음의 지위[信位]가 차츰 익어져서 삿된 경계를 멀리할
줄 안다.비록 더러움과 깨끗함을 가림이 마치 칼날로 코에 붙
은 진흙을 떼내는 것 같더라도*아직은 흔적이 남아 있어서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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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수가 없다.그러므로 흑과 백이 반반이라 한다.송하노라.
놓아먹인 지가 비록 오래되어 고삐를 손에서 차츰 놓을 수 있
고/행지(行持)가 어둡지 않아서 전진과 관습에 남을 따르지 않
는다/맑은 들에서 만족스레 즐기나/긴 채찍은 항상 놓지 않는
*제2칙 송고․평창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