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P. 16
16
大師)는 이 단원의 경을 과목하되 “개인성(開因性)”이라 했고,
보현행원소(普賢行願疏)에서는 “개물성원(開物性源)이라” 하였
으니,어떻게 열어 보였는가?출현품(出現品)에 이르되 “불자야,
한 중생도 여래의 지혜를 갖추지 않은 이가 없건만 다만 망상
과 전도와 집착 때문에 증득하지 못했을 뿐이니(주에 이르되
“범부는 망상에 걸리고 2승은 집착에 걸리되,전도는 두 가지
에 공통된다 하였다),만일 망상을 여의면 일체지(一切智)와 자
연지(自然智)와 무애지(無碍智)가 모두 나타나리라” 하시고는,
이어 한 티끌에 대천세계의 경전이 포함되었다는 비유를 들었
다.앞의 송에 “만 가지 형상 가운데 홀로 그 몸을 드러내었으
니 망념을 여의면 부처를 보고 티끌을 깨뜨리면 경전이 나온
다”한 것은 바로 이 경의 이 대목을 읊은 것이다.
또 이르시되 “그때에 여래께서 장애 없는 청정한 지혜의 눈
으로 모든 중생을 두루 관찰하시고는 말씀하시기를 ‘기이하도
다.이 모든 중생들은 어찌하여 여래의 지혜를 갖추고 있으면
서도 우치하고 미혹하기 때문에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가.내가 바른 길로 가르쳐서 그들로 하여금 망상과 집착을 영
원히 여의고 스스로의 몸에 갖추어진 여래의 광대한 지혜가 부
처와 조금도 다름이 없음을 알게 하리라’고 하였다”한다.청
량이 대소에서 이 대목을 풀이하되 “중생들은 본성의 덕을 포
용함으로써 바탕[體]을 삼고 지혜의 바다를 끌어당김으로써 근
원을 삼았건만,다만 모습이 변하므로 바탕이 달라지고 망정이
생기므로 지혜가 막혔다.이제 그들로 하여금 마음을 알아 바
탕에 부합하고 근본을 통달해 망정을 잊게 하기 위하여 이 경
을 말씀하셔서 드러내 보이셨다”하였다.해석하건대 이는 중
생들이 진여를 미혹한 연유까지를 겸해서 밝힌 것이라 하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