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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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19


                邊際相]을 일곱 구분으로 나누어서 이루어진 것이요,다시 인
                허진을 쪼개면 실로 허공의 성품일 뿐이다”하였다.만송은 항
                상  신심명(信心銘) 에서 이른바 “극히 작으면 큰 것과 같으니
                경계를 잊어 끊었고 극히 크면 작은 것과 같으니 가도 끝도 볼
                수 없다”한 것을 들었더니,어떤 이가 묻되 “세간에서 어떤
                물건이 가장 큽니까?”하면,꼭 대답하되 “진공(眞空)이니라”

                하였으니,무슨 까닭인가?가장 크면 작은 것과 같으니 가도
                끝도 볼 수 없기 때문이요,어떤 이가 묻되 “세간에 어떤 물건
                이 가장 작습니까?”하면,반드시 대답하되 “진공이니라”하였
                으니,무슨 까닭인가?극히 작으면 큰 것과 같으니 경계를 잊
                어 끊었기 때문이다.오!삼조(三祖)는 어떤 분이시던가?화두
                한 말씀을 내놓으시면 천하의 납승이 뛰어넘을래야 뛰어넘을
                수 없는 분이다.
                  어떤 승이 조주에게 묻되 “어떤 것이 현중현(玄中玄)입니까?”

                하니,조주가 이르되 “그대는 현(玄)에 든 지가 얼마나 되는
                가?”하고 되물었다.승이 대답하되 “현에 있은 지 오래되었습
                니다”하니,조주가 이르되 “만일 노승이 아니었다면 자칫 현
                (玄)에 치우칠 뻔했더라”하였다.
                  동산(洞山)의 현중명(玄中銘)에 이르되 “도를 향한다고 해서
                가지도 마라.돌아와 보니 아버지를 등졌도다.이미 법계에 두
                루한지라 한 덩어리를 이루었거니 어찌 수고로이 티끌 밖에서

                달리 현묘함을 찾으며,어찌 앞과 뒤,향함과 등짐이 있으랴.
                부처님이 세상에 납시기 전에도 일찍이 줄어든 바가 없고 부처
                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보여주시고 설명하셨더라도 일찍이 보
                태진 바가 없다.바다의 넓음으로 찬탄하거나 해의 밝음으로
                자랑하더라도 가히 말할 수 없나니,모두가 군소리니라”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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