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0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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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는 철추가 너무나 같다고 하겠다.조주스님은 할 일 없는 사
                 람이다.그대들이 가벼이 물었다 하면 곧바로 눈알을 바꿔 버린
                 다.만일 그 말에 무엇인가 있는 줄을 아는 사람이라면 잘 씹어
                 서 삼키겠지만,그것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대추를 통째로 삼키
                 는 것과 같으리라.


               송

               진주에 큰 무가 나오느니라.
                -천하 사람이 모두 알고 있다.절대 말조심하여라.거량하면 할수록
                 더더욱 새롭구나.

               천하의 납승들이 극칙(極則)으로 여기고 있네.
                -어찌하리오!그렇지 않다.누가 이 쓸데없는 말들을 하고 있느냐?
               예나 제나 이런 줄만을 알 뿐,
                -절반은 열리고 절반은 닫혔군.삼대처럼 좁쌀처럼 많기도 하다.예전
                 에도 이렇지 않았고 이제도 그렇지 않다.
               따오기는 희고 까마귀는 검은 것을 어떻게 분별할까?
                -온 기틀이 통째로 싹 사라졌다.긴 것은 긴 대로,짧은 것은 짧은 대
                 로이다.이를 아는 것은 귀하지만 그렇다고 분별할 필요는 없다.

               도적아!도적아!
                -쯧쯧!별일도 아니네.스스로 형틀을 짊어지고 자백서를 내민다.
               납승의 콧구멍을 꿰었구나.
                -꿰뚫렸구나.쥐어틀어라!


               평창
                   “진주에 큰 무가 나오느니라”라는 말을 법칙으로 삼는다면
                 벌써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옛사람이 손을 잡고 인도하여 높은

                 산에 올려 보내주는 것도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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