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9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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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259
서 입을 벌리기만 하면 상대의 눈알을 뒤바꿔 버린다.유별나게
뛰어난 놈이라면 곧바로 전광석화 속에서 듣기만 하여도 눈썹
을 치켜세우고 바로 떠나가 버릴 것이다.그러나 우물쭈물 사량
분별했다가는 목숨을 잃을 것이다.
강서(江西)지방의 늑담 영징(泐潭靈澄)스님은 격을 뛰어넘은
성인인데,그는 이를 “동문서답이다”고 판정하고서,“(조주스님
은)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그의 올가미에 걸리지도 않았다”고
했다.그러나 이렇게 이해해서야 되겠는가?
원록공(遠錄公:浮山法遠,991~1067)은 “이는 곁에서 슬쩍
해본 말이다”라고 했는데,이 말은 구대집(九帶集) 에 수록되
어 있다.이처럼 이해한다면 꿈속에서도 보지 못할 뿐 아니라,
또한 조주스님에게도 누를 끼치는 일이다.
어떤 사람은 “진주에는 원래부터 큰 무가 많이 생산되어 온
것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으며,조주스님이 원래 남전스님을 참
견했다는 것도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일이므로,스님이 다시 ‘스
님께서 남전스님을 친견했다고 하는데 그렇습니까?’라고 묻자,
조주스님은 ‘진주에 큰 무가 난다’고 말한 것이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절대로 이처럼 이해해서는
안 된다면 결국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그에게는 하늘로 통하
는 길이 있다.
듣지 못하였느냐?어떤 스님이 구봉(九峰)스님에게 물은 말
을.
“듣자오니,스님께서는 연수(延壽)스님을 친견하였다고 하는
데,그렇습니까?”
“ 앞산에 보리가 익었느냐?”
이는 조주스님이 스님에게 대답한 말과 같으며 두 개의 구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