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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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지,옳지!”
-진흙 속에서 흙덩이를 씻는구나(쓸데없는 짓을 하는구나).한 배 탄
사람들을 모두 속였다.이 무슨 말이냐?사람을 잡아매는 말뚝이다.
설두스님이 착어하였다.
“틀렸다.”
-용서해 줘서는 안 되지.그래도 한 수 헤아렸군.
마곡스님이 또다시 남전스님에게 이르러 선상을 세 바퀴 돈 후
석장을 한 번 내려치고 우뚝 서 있자
-여전히 진흙 속에서 흙덩이를 씻는다.전에 했던 짓을 거듭하는군.
새우가 뛰어 봐야 통을 벗어나지 못한다.
남전스님은 말하였다.
“아니다,아니야.”
-왜 인정하지 않는가?사람을 죽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구나.
이 무슨 이야기인가?
설두스님은 착어하였다.
“틀렸다!”
-용서해 줘서는 안 되지.
당시 마곡스님이 말하였다.
“장경스님은 옳다고 하는데,스님은 무엇 때문에 옳지 않다고
하십니까?”
-주인공이 어디에 있느냐?이놈이 원래 남의 말을 가로채는 녀석이었
군.들통났구나.
남전스님은 말하였다.
“장경스님은 옳았지만 틀린 것은 바로 자네야!”
-사람을 죽이려면 반드시 피를 보아야만 하고,사람을 위하려면 반드
시 사무쳐야 한다.많은 사람을 속였겠구나.
이는 바람의 힘[風力:번뇌]에서 굴러 나온 바이니 결국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