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2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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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원오선사벽암집소(重刊圜悟禪師碧巖集疎)












               설두스님의  송고백칙 에 원오스님이 여러 번 주석을 붙여 총림에
            내보여 주시니 종지를 길이 전하는 말씀[經]이 되었다.그러나 도를 배우
            는 사람들이 (그저 이 책의 말만을 외워)기봉이 민첩하게 되었다.대혜
            스님이 이를 밀실에서 시험해 보고 실제의 참된 지혜가 없는 것을 알았

            다.그리하여 판목[梓]을 없애 후세에 전하지 못하게 했으니 이는 방편으
            로 그렇게 한 것이었다.
               이 책은 모든 부처님의 바른 눈과 많은 조사들의 훌륭한 솜씨로 이루
            어져 있다.두 스님의 망치질과 풀무질을 거치면서,하나의 잘못도 없게
            되었다.이에 대혜스님의 편지글( 대혜보각선사서 )과 원오스님의  심요

            (心要)와 같이 유행되기를 바란다.
               어두운 세상에 길을 밝혀 주는 빛나는 해가 높이 뜨고,지혜의 바다
            에 나침반이 북쪽을 가리키게 되었다.척 한번 보면 저 여러 어리석음이
            사라지며,모두 함께 분명하게 깨친다면 결코 이익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큰 다행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17세에  운문록 과  목주록 을 보다가 문득 깨

            달았으니 이는 참으로 구두삼매(口頭三昧)라 할 만하다.(대혜스님이 불
            을 지른 해부터 대덕 4년에 이르기까지)200년 동안  벽암집 과  설두송
            고 를 보지 못했다.대혜스님이 불을 지른 뒤로 잠깐 그 가업이 끊어졌
            으나 자손의 종자마저 없애지는 못했다.사람이 계속하여 뒤따라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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