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6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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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불교에 대한 그간의 연구 경향에 내포된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지적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서재영 역시 “시인이나 민족지사로서의 만해에 대
            한 행적과 사상은 자타가 납득할 만한 근거와 연구성과들이 축적되고

            있지만, 그를 ‘선사’라고 부르는 점에 대해서는 수긍할 만한 근거와 연구
                             24)
            성과가 미진하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만해가 독립운동가이자 낙후한
            한국불교의 개혁을 위해 헌신했던 실천적 인물이었지만, “活禪이라는

            새로운 해법을 통해 불교와 대중으로부터 소외된 채 은둔이라는 족쇄
            를 차고 있는 禪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자 한 만해의 선사다운 면을 소

            개하여 만해가 지닌 정체성을 확인시켜주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연구

            자들이 근현대 불교의 고승사상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고 이구
            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만해 연구는 그의 불교사상보다는 독

            립, 민족, 평화, 사회주의와 같은 동시대의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결부시
            켜 연구가 시도되었다. 그러나 만해사상에 대한 양적 측면이나 다양성

            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사실 혼란스러운 측면도 없지 않다. 해석의 다양

            성은 인정하지만 정작 만해사상의 본령이자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불교사상과 수행과 관련된 연구는 부족하다. 만해뿐만 아니라 동시대

            고승의 사상연구에서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 근현대 고승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이해가 현재의 한국불교를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초석이라는 전제하에 근현대 고승연구가 지닌 가

            치를 인식하자고 강조한 연구도 있었다. 김방룡은 효봉의 사상연구에서





            24)  서재영(2003),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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