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0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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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 『퇴옹학보』 제17집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가운데는 ‘불교전통(종통)의 확립’이라고

            하였다. 예컨대 스승 경허가 ‘깨침의 구현’을 통하여 선불교를 중흥하게
            하는 사명을 훌륭하게 완수한 것과는 달리 한암은 ‘깨침 전통[宗統]’의

            구현과 불교수행전통의 확립이었다고 하였다. 한암이 선문의 외형적 정

            비에 진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승가오칙과 선원규례 등을 제정한 것,
                                                                       34)
            도의국사를 조계종의 宗祖로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하였다.
            박재현 역시 한암이 보조선을 계승하기 위해 진력했고, 『보조법어』를 간
            행하거나 結社를 통해 사상적 계승을 증명했다고 하였다. 즉 “일제강점

            기라는 정치사회적 특수상황 속에서 한국선의 정체성을 대표할 만한

            선 수행과 수행체계 마련을 위한 모델과 좌표가 필요했을 때 한암은 도
                                                    35)
            의종조설을 통해 지눌을 불러냈다.”고 하였다.  박재현은 궁극적으로
            지눌과 한암의 계승관계는 근대시기 한국불교의 문제의식까지 담아낼
            수 있는 좀더 확장된 논의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한편 성철 사상의 연구는 그의 사상과 독자성 외에 頓漸論諍이 현

            대불교학과 철학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성철의 수행
            전통 계승과 자신의 독자성의 사이에는 시대 상황과 불교계의 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다만 성철수행의 독자성의 근원 역시 불교

            전통의 원형에서 비롯되었음을 간과해서는 않될 일이다.
               현각은 불교정화운동의 주역이었던 금오의 선사상에서 “선사는 무엇

            보다도 마음을 착하게 운용할 것을 가르쳤다. 착하게 산다는 것은 철저




            34)  이덕진(2014), 58.
            35)  박재현(2019),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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