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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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 『퇴옹학보』 제17집
략 그렇게 해석된다.”는 의미 정도다. 그래서 공안을 해석하는 것은 어
렵고, 공식이나 틀에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바로 어긋나 버리고 만다[卽
錯]. 어쨌든, 『본지풍공』에서 퇴옹은 두 변을 막고 두 변을 비추는 ‘쌍비
쌍역(雙非雙亦)’의 방식으로 ‘깨침의 세계’를 말하고, 나아가 중도정견(中道
正見)을 깨닫도록 유도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므로 “하늘이 무
너지고 땅이 꺼지며 해와 달이 캄캄하도다.”라는 언어와 말에 끌리면 안
된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Ⅲ. 나오는 말
퇴옹의 저서는 크게 세 부류로 구분된다. ‘결택심리’적인 『백일법문』,
‘변별대행’적인 『선문정로』·『본지풍광』, ‘적화수적(適化垂跡)’에 해당되는
『한국불교의 법맥』·『돈오입도요문론 강설』·『돈황본 육조단경』·『임제
록』·『신심명·증도가 강설』·『자기를 바로 봅시다』·『영원한 자유』 등이 그
것이다. 여러 저서들 가운데 중요한 것은 『백일법문』, 『선문정로』, 『본지
풍광』 등 ‘삼부작’이다. 퇴옹은 『백일법문』에서 ‘붓다가 깨친 것이 중도’임
을 결택해 정견으로 확립했고[抉擇正見], 『선문정로』에서 ‘화두를 들고 동
정일여·몽중일여·숙면일여 단계를 투과하면 누구나 묘각(妙覺)을 증득
할 수 있다’는 점을 경론에 의거해 논증했으며[依經論修], 『본지풍광』에서
염고·송고·착어 등으로 깨침의 세계를 갈파했다[以文說證]. 『백일법문』
에서 확립된 ‘중도사상’이 『선문정로』·『본지풍광』에도 일관되게 관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