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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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 『퇴옹학보』 제17집




            도(madhyamapratipad)를 간결하게 ‘이 두가지 극단을 멀리함으로 중도

            가 있다’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를 뒤따르는 부연설명은 이전과 같이
            이 중도를 수단과 방법으로 깨달음과 열반을 갈 수 있다고 한다.

               비록 퇴옹성철의 중도에 대한 이해가 위와 같은 세세한 부분에서 현

            대적인 해석과 차이가 있지만, 자료적인 한계와 언어적인 한계가 명확했
            던 1960년대 한국이라는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

            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범어와 빨리어
            가 연구되고 범어와 빨리어 문헌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라고 볼 수 있으며, 근래 인도와 파키스탄 및 아프카니

            스탄에서 발견되는 필사본들은 아직까지도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연구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문번역이나 빨리 경전의 일본어

            번역에 의존해야 했고 학문적으로 일본 불교학을 무작정 따라가기만 했
            었던 당시 한국 불교학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퇴옹성철의 문제의식과 노

            력은 이미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의 풍모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중도라는 개념 자체가 불교가 발전하면서 그 의미의 폭을 확
            장했고 초창기 8가지 성스러운 길(八正道)과 관련하여 세속적인 삶과 고

            행주의 사이의 중도만이 아니라 12연기의 순관과 역관 및 연기공식과

            관련하여 유무중도 단상중도 등으로 초기경전에서 이미 확장되었다. 또
            한 역사적인 붓다가 깨달음을 얻고 적어도 40~45년간 인도 각지를 다

            니면서 불교를 널리 알렸다고 했을 때, 그의 사상이나 생각이 처음 깨




               R. Gnoli with the assistance of T. Venkatacharya, the 17th and Last Section of
               the Vinaya of the Mūlasarvāstivādin, Roma 19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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