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퇴옹학보 제17집
P. 83
초기불교의 중도사상과 퇴옹성철의 이해 • 83
에서도 율장(Vinaya)을 중요시한다는 견해를 잘 알고 있었으며, 율장
대품(Mahāvagga)에서 깨달음 이후 붓다의 행적이 시간적 순서에 의해
서술되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초전법륜경(Dhammacakkappavattana
sutta)이야말로 ‘불교에 있어서 가장 오래되고 확실한 부처님 말씀’이라
고 결론짓는다. 그리고 그는 “출가자는 이변 즉 고와 낙을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여래도 이 이변을 버린 중도를 정등각하였다”라는 한문
전법륜경에 의거하고 남전대장경, 오분율 사분율 등을 검토하면서 붓다
의 정등각이 중도라고 결론짓고 있다. 퇴옹성철은 이를 중도대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중도를 불교의 근본 출발점’이라고 선언한다. 14)
1960년대 한국의 불교학계는 일본 불교학의 영향 아래에 있었으며,
아마도 퇴옹성철은 빨리 율장 대품(Mahāvagga)을 일본어 번역인 남전
대장경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불교문헌학을
전공한 학자가 아니었고 남방불교의 빨리어 경전을 직접 다룰 수 없었
다는 것을 전제로 앞에서 인용했던 율장 대품의 언급을 다시 한 번 살
펴보자.
실로 비구들이, 여래(Tathāgata)는 2가지 극단을 멀리하고서 중도
를 완전히 알아차렸다. 그것은 눈을 뜨게 하고 앎을 일으키며, 고
요함으로 지혜로 완전한 깨달음으로 그리고 열반으로 이끈다. (ete
kho bhikkhave ubho ante anupagamma mijjhimā paṭipadā Tathāgatena
abhisambuddhā cakkhukaraṇī ñāṇakaraṇī upasamāya abhiññāya
14) 퇴옹성철(2014)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