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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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퇴옹학보』 제18집



            Ⅰ. 서론




               『선문정로』는 성철스님이 제시한 간화선 참선 수행의 지침서로서 선

            종의 돈오가 부처의 원각과 같은 것임을 강조하는 돈오원각론, 개념적

            이해를 배격하고 실경계 체험을 강조하는 실참실오론, 아뢰야식의 3세
            가 멸진한 무심이 견성의 내용이라는 구경무심론의 주장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이 3가지의 주장은 『선문정로』의 전체 설법을 관통하는 주
                                                           1)
            제의식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를 성철선의 3대 종지 라 할 수 있다.
            『선문정로』의 집필 의도에 부응하여 성철스님의 수증론을 선수행의 현

                                                    2)
            장에 적용하는 길을 모색하는 입장에서 성철선 이고, 전체를 관통하는





            1)  윤원철은 『선문정로』의 돈오돈수설의 핵심이 견성즉불, 무심무념, 삼관돌파, 사중득활, 공
              안참구에 있다고 보아 이들 개념과 명제들의 연관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성철선의 체계적
              이해를 시도한바 있다.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필자가 말하는 돈오원각론은 윤원철
              의 견성즉불, 구경무심론은 무심무념, 실참실오론은 삼관돌파와 사중득활과 공안참구에
              대한 논의와 근본 출발점에 겹치는 점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윤원철(1994), 37-54 참조.
            2)  성철선이라는 용어를 이러한 의미에서 쓴 것은 신규탁의 경우에 발견된다. 신규탁은 「『本
              地風光』과 임제선풍」에서 성철선의 특징을 밝힌다는 의도에 의해 『本地風光』을 고찰한 바
              있다. 그는 여기에서 『본지풍광』의 사상을 (1) 옛 조사들의 언구를 의심하여 실답게 참구
              하여 확철대오할 것을 강조, (2) 남의 언구에 매이지 않는 자기 자신의 체험을 중시, (3) 무
              심사상의 선양으로 정리하였다. 여기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임제선과 성철선을 비교
              한 부분이다. 그는 임제선의 경우는 무심보다는 돈오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지고, 성철선의
              경우는 돈오무심 사상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무심사상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
              다고 말한다. 그는 성철선의 특징을 한마디로 돈오무심으로 규정하고 싶어 한다. 공감되는
              부분이다. 다만 『선문정로』와 『본지풍광』을 함께 고찰하면서 성철선의 성격을 살펴보면 돈
              오원각론, 실참실오론, 구경무심론이라는 뚜렷한 종지가 발견되고 이처럼 측면을 나누어
              고찰하는 것이 그 이해에 있어서나 실천에 있어서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신규탁(1994)
              의 논의에 대해서는 「『本地風光』과 임제선풍」, 『백련불교논집』 4집, 69-10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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