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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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13





                    마조가 한 중을 시켜 대매에게 묻게 했다.
                    중: 스님은 마조 스승님께 무엇을 얻어 이 산에 살고 계십니까?

                    대매: 마조 스승님께서는 나에게 마음이 곧 부처라 하신 말을 듣고
                    이 산에 살고 있네.
                    중: 마조 스승님은 요즘 불법이 달라지셨습니다.
                    대매: 어떻게 달라졌는가?
                    중: 요즘은 또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라 하고 계십니다.

                    대매: 그 노인네는 언제 사람 헷갈리게 하는 일 그만둘까? 자네는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라 하게. 나는 그냥 마음이 곧 부처라 할
                    테니까.

                    그 중이 돌아가 이 일을 말하니 마조가 말했다. 대중들이여! 매실
                                5)
                    이 다 익었구나.

                 마조스님에게는 즉심즉불(卽心卽佛)에서 비심비불(非心非佛)로 건너가

               는 논조의 변화가 있었다. 대매법상스님은 이에 대해 일종의 문맥적 비
               틀림으로 스승의 마음에 계합한다. 당연히 즉심즉불과 비심비불은 서

               로 다른 말이 될 수 없다. 소에게 뿔이 있다는 말과 토끼에게 뿔이 없다
               는 말이 동의어가 되는 것과 같이 그것은 동일한 진리의 다른 표현에 해

               당하기 때문이다. 진리의 표현에는 긍정적 설명〔表詮〕와 부정적 해설〔遮

               詮〕이 있다. 또 중도적 논의도 있다. 마조스님의 정반대로 달라진 표현에
               대한 영명스님의 설명을 보자.




               5)  『景德傳燈錄』(T51, 0254c), “乃令一僧到問云, 和尙見馬師得箇什麽便住此山. 師云, 馬師向
                 我道卽心是佛, 我便向遮裏住. 僧云, 馬師近日佛法又別. 師云, 作麽生別. 僧云, 近日又道非心
                 非佛. 師云, 遮老漢惑亂人未有了日, 任汝非心非佛, 我只管卽心卽佛. 其僧迴擧似馬祖, 祖云,
                 大衆, 梅子熟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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