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6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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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 『퇴옹학보』 제18집




            써 한국불교의 독자성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셋째는 시대를 관통하는 고통의 근원과 깨달음에 대해 새롭게 접근
            한 것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퇴옹은 양변과 변견이 고통의 근원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깨달음은 양변을 초극한 중도의 체득이 된다. 고의 근

            원에 대한 이와 같은 분석은 사회적 고로 확장되고, 중도의 체득이라는
            깨달음 역시 그 의미가 시대적 상황이 빚은 고를 해소하는 처방으로 확

            장된다. 여기서 깨달음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의미로 확장된다.

               넷째는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해법으로써 중도의 원리를 제시한
            것이다. 사회가 양변에 매달려 고를 초래한다면 그것을 치유하는 것이

            자비이자 승가의 분분사라고 할 수 있다. 퇴옹이 설파한 중도사상은 불
            교교리나 법문에 국한되지 않고 갈등과 대립이 낳은 시대의 고를 치유

            할 처방으로 제시되었다. 변견에 매달리는 중생의 변견은 지금도 여전함

            으로 중도사상은 여전히 유효한 가르침이다.
               해인총림의 설치와 함께 설파된 중도설법은 한국 현대불교를 여는 기

            점이 되었다. 퇴옹의 중도법문과 함께 한국불교는 대처중심의 근대불교
            를 청산하고 비구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전환을 이루었다. 그러나 퇴옹

            의 중도사상은 불교계와 1960년대 시대적 상황에만 국한된 가르침만

            은 아니다. 현대사회는 갈수록 개인적 취향과 다양성이 확장되며 갈등
            은 더욱 첨예화되고 일상화 되고 있다. 나아가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이

            와 같은 변견을 더욱 확대재생산하고 고착화시키는 양상을 보여준다.

            따라서 중도사상은 불교계와 1960년대라는 시대상황에 국한하지 말고
            개인과 사회적 고를 해소하는 원리로 탐구되고 연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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