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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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61





               준이 되는 것이다. 항상 고요하면서 항상 비추고 있는가를 지금 당장 점

               검해보자는 것이다. 『선문정로』라 수행지침서이기도 하지만 깨달음을
               판별하는 시금석의 제시를 목적으로 삼고 있는 문건이기도 하다는 점

               이 여기에서도 확인된다.

                 이것으로 점검해보면 답은 항상 완전히 그렇다는 쪽, 혹은 아직 그렇
               지 못하다는 쪽, 둘 중의 하나밖에 없다. 또한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답도 이미 나와 있다. 재발심하여 화두 공부에 투

               신하라는 것 외에 다른 말이 없기 때문이다. 제8아뢰야식의 미세망상
               이 흔적조차 없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파참(破參)은 없다. 오로지 활구

               참구에 들어 향상일로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이상적(照而常寂), 적이상조(寂而常照)와 그 줄임말인 상적상조는 어

               감에 있어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원래의 조이상적과 적이상조의 어휘

               에는 실천적 역동성이 느껴지지만, 상적상조는 변함없는 부동의 경계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용례가 흔하지 않은 상적상조를 표제

               어로 쓴 것은 이 변함없는 구경무심의 경계를 깨달음의 점검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Ⅴ. 결론





                 본고는 ‘성철스님 따라하기’를 전제로 하는 입장에서 ‘성철스님에 대
               해 말하기’를 실천하고자 하는 글쓰기의 결과이다. 『선문정로』에 제시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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