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퇴옹학보 제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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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 『퇴옹학보』 제18집




            만하다.

               여기에 진무생(眞無生)만을 인정하는 성철스님의 일도양단법이 제기
            되는 것이다. 성철스님은 수시로 이처럼 진짜〔眞〕, 혹은 큰〔大〕 등의 수식

            어를 붙여 논의를 단순화하는 어법을 구사한다. 이를 통해 상황은 단순

            해진다. 무심인가 망념인가, 깨달음인가 착각인가 둘 중의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선가의 특징적인 어법이기도 하다. 우리가 수행이나

            깨달음을 설명하려는 자세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존재를 바꾸고자 하는

            입장에 설 때 이러한 단순한 자세가 필요하다. 전부, 아니면 전무인 자
            리에 자기의 전 존재를 내거는 것, 이것이 수행자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8식의 미세분별을 타파한 구경무심이라야 진정한 깨달음이라는 주
            장은 「대원경지」에서도 반복된다. 성철스님은 대원경지와 관련된 허다

            한 진술들을 생략하고, 오로지 근본무명의 멸진에만 논의를 집중한다.

            성철스님에게 대원경지는 구경무심의 성취이다. 그래서 8식의 소멸에
            대해 직접 언급하고 있는 위산스님의 설법을 우선적으로 인용한다. 8지

            이상 대자재보살도 이 불완전한 경계에 머물면 마계에 떨어진 마구니에
            불과하고, 어린아이의 천진한 무심도 이에 만족해서는 안 되며, 결론적

            으로 제8식을 투과하지 않은 사람은 생사의 언덕을 헤매는 사람임을

            밝히는 것이 그 내용이다. 선가의 유행어가 된 대원경지가 단순히 진여
            를 눈치챈 차원을 가리키는 말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성철스님의 기

            본적인 생각이었다. 이에 제8지 이상 대자재보살도 이 불완전한 경계에

            머문다면 마계에 떨어진 마구니에 불과하고, 어린아이의 천진한 무심도
            이에 만족해서는 안 되며, 결론적으로 제8식을 투과하지 않은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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