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15년 4월호 Vol.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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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 시작했다.”며 “나는 내 인생의 과업이 끝났다고 생
각했고 여생을 평화롭게 지내기를 기대했었다.”고 말했
다. 그는 이어 “하느님께 ‘저에게 이러시면 안 됩니다.
활기차고 강력하게 이 큰 과업을 맡을 더 젊고 나은 후
보들이 있습니다.’라고 기도했다”며 “분명히, 이번에는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썸바디whereugo님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2013년에 개봉했었는
데 제목은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였다(난니 모레티, 2011, 이태
리). 영어 제목은 ‘We have a Pope!’인데, ‘교황이 선출됐습
니다.’ 정도의 뜻이겠다. 암튼, 교황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후
임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콘클라베가 열린다. 바티칸 성당
광장에 운집한 신도들이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오르기를 기
다리고 있는 가운데, 안에서는 후보로 추대된 추기경들이
안절부절 못한다. 가만있지 못하는 손동작, 초조한 얼굴로
모두 신께 기도한다. “저를 뽑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아니
라고 벌써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멜빌이라는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자신
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멜빌은 충격을 받는다. 여생을 편하
게 누리려던 계획이 좌절되었으니 패닉에 빠질 만하다. 그런
그가 제정신으로 돌아오도록 은밀한 조치가 취해진다. 정신
과 의사가 불려오고 이런저런 소동이 벌어진다. 그러나 그는
도주를 감행한다. ‘주님의 첫 번째 종’, 영광이 철철 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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