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15년 6월호 Vol.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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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학자들은 날로 게을러져서 입을 다문 채 말이
                   없고, 늦게 들어온 자들은 날로 숨을 헐떡이며 공연히 근
                   거 없는 말만 뱉을 뿐이니, 어찌 이 책을 알 것이며, 그 뜻

                   을 논하고 음미할 수 있겠는가. 설사 그 책을 아는 이가
                   있다 하더라도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그저 조사의 교외
                   별전이거나 불립문자의 법이라고 여기는데 불과할 것이
                   니, 어찌 다시 문자의 속뜻까지를 파헤칠 수 있겠는가.

                     그런 이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다. 달마 이
                   전에 마명과 용수도 조사(祖師)였으나 논을 쓸 때에는 백
                   가지 경전의 이치를 아울렀고, 광범위하게 볼 때에는 용
                   궁의 책까지도 빌려다 보았다. 달마 이후에 나온 회양·마

                   조·백장·황벽 선사도 조사였지만 모두 삼장(三藏)을 치
                   밀하게 연구하고 모든 종파를 널리 공부하였다는 것이다.
                   지금 그들의 어록이 남아 있어서 가져다 볼 수 있으니, 어
                   찌 달마의 말뿐이겠는가.

                     성인이 살았던 세상과 멀어질수록 중생들의 근기가 하
                   열하여 생각이 치우치고 짧으며, 도를 배우는 일이 구차하
                   고 간단해진다.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그저 편안히 앉아
                   서 도를 이루고자 하니, 마치 농부가 밭 갈고 김매는 일을

                   게을리 하면서 침을 흘리며 밥을 쳐다보는 것과 같다. 참
                   으로 웃을 일이다.
                     내가 듣건대, 양자강이 민산(岷山)에서 발원됨에 그 근
                   원이 잔을 띄울 수 있는데 불과하지만, 동쪽의 초나라에

                   이르러서는 만물에 모두 미치게 되니, 근본의 이익을 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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