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15년 6월호 Vol. 26
P. 62
宗家門庭雖別 而所示多不出於六根門頭 如二祖初
。 。
悟。謂了了常知 從意根入也 竪指伸拳 密澄其見也
。 。 。 。
棒從忍痛 發覺身根也 喝至耳聾 令從聞入也 是雖
。 。 。 。
變態無端 而究實令眾生自於身中親切見性 其得於見
。 。
聞覺知之根者 良多也 - 『능엄경정맥소』(卍속장경12, 178c)
。 。
식(識)이 아니라 근(根)으로 닦으라는 것이 이 문장의 요
지인 듯한데, 여기서 눈을 붙드는 단어가 있었으니, 바로 ‘변
태’다. 이 맥락에서는 학인이 근으로부터 들어갈 수 있도록
조사들이 자유자재로 법을 쓰는 모습을 예시한 것으로 보인
다. 이 단어를 발견하고 잠시 눈을 의심했다. 궁금해서 대장
경을 검색해보니 어림잡아 150개 쯤 되겠다. 그것도 익히 알
려진 문헌에 광범위하게 실려 있다. 『대보적경』, 『대지도론』,
『화엄경소』 등의 경론, 『삼국유사』, 『고승전』, 『속고승전』,
『승사략』, 『오등회원』 등의 역사책, 『종용록』, 『굉지어록』,
『대혜보설』 등의 어록들이다. 대장경에 변태가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
대승경론에서는 대체로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는 변화무
쌍한 모습을 표현하는 단어로 쓰였다. 중생의 근기에 맞게
자기 모습을 변화시켜 시현하는 불가사의한 능력이다. 중생
이 불쌍해서 번뇌를 조금은 남겨두어 그 힘으로 다시 하강
하여 육신 껍데기를 쓰는 모습을 변태라고 한 것이다. 선사
들은 이 말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굉지 선사와 초당 선사의
법문을 예로 들어 보자.
60 고경 20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