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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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게 날이 오래고 달이 깊어지면 조금 힘 덜림을 아는 것
                     이 문득 힘을 얻는 곳이 될 것입니다.”
                                           - 대혜, 『서장』, 「부추밀 계신에게 답함(3)」



                   고봉 스님도 『선요』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형제들이 십 년, 이십 년이 되도록 풀을 헤치고 바람을

                     맞았으되 불성을 보지 못하고 가끔 혼침과 도거의 그물
                     에 갇혔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 혼침과 도거 네 글
                     자의 당체 (當體)가 곧 불성인 것을 알지 못한다. 아! 혼미
                     한 사람은 알지 못하고 자기가 법에 그릇 집착하여 병을

                     만들어, 병으로 병을 다스려 불성을 구하면 더욱 멀어지
                     며, 점점 급하게 하면 점점 늦어지는 데에 이르렀도다!”
                                                - 고봉, 『선요』, 「9. 대중에게 보임」



                   ● 상기 다스리는 법
                   화두 참선을 할 때 정견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를 무
                 리하게 밀고 나가다 상기 증상이 올 수 있습니다. 상기 (上氣)
                 란 머리로 열기가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보통 사람은 혈액

                 순환이 원활하면 자연 이치대로 찬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열
                 은 내려가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 됩니다. 그런데, 무리하게
                 화두를 하려고 용을 쓰면 열이 머리로 올라와 얼굴이 화끈
                 거리고 두통이 생깁니다. 그런 증상이 지속되면 화두를 들려

                 해도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납니다. 그래서 더 이상 화두 공부


                 2016. 0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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