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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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가 없게 됩니다.
예전에는 선원에서 상기병이 걸린 수좌들이 많았습니다. 빨
리 공부하려는 마음에 안거 중에 그냥 좌선만 밀어붙이고 포
행이나 몸을 풀어주는 것을 소홀히 하면 이런 증상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기가 무섭다는 것을 알아 이것에 대처하
는 방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지금은 상기병이 거의 없어지고 있
습니다. 상기는 오랜 시간 좌선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니 하루
한두 시간 좌선하는 재가자들은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이런 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 두어 경계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 상기에 대처하는 방법으로는 정견을 갖추고 화두를 순일
하게 드는 것이 좋습니다. 좌선 상태에서 허리는 세우되 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화두를 챙겨 나가야 합니다. 몸도 마음
도 편안한 마음으로 화두를 자연스럽게 챙겨 나가는 것이 좋
습니다. 아울러 좌선을 한 뒤에는 방선 시간이나 공양 시간에
는 포행을 해서 허리와 다리를 충분히 풀어 혈액 순환을 원활
하게 해야 합니다. 요즘 선원에서는 수좌들이 시간 나는 대로
걷거나 산행을 합니다. 화두는 앉아서 하는 정중 공부도 좋지
만, 걷거나 일하면서 하는 동중 공부도 좋습니다. 그리고 108
배 같이 절을 하는 것도 상기 예방에 좋습니다. 절은 전신운동
이 되어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하루 108배를 하거나 규칙적으
로 절을 하면 신심도 다지고 상기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박희승(중효) ● 한국문화연수원 교수.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획차장, 문화차장, 연
구소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조계사 선림원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참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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