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P. 61
쿠시나가라 열반당의 부처님 열반상
저도 흙수저도 죽음만은 어김없이 평등하게 다가온다. 몇 날
몇 시에 저승사자를 만날지는 몰라도 착실히 그 길로 향한다
는 사실을, 경험하기 전에 이미 안다는 것이 중생의 신통이라
면 신통이다. 반면 언제 죽을지 알고서 죽는 날을 잠시 보류
하는 신통을 보이신 분이 있으니, 바로 부처님이다. 이것을 부
처님의 유수행 (留壽行)이라고 한다.
『장아함경』 「유행경 (遊行經)」에는 부처님 열반하실 즈음의
상황이 자세히 전한다. 깨닫고 전법한 지 45년, 머물던 동네
에 마침 흉년이 들어 사람들이 굶어죽을 판이었다. 대중이
함께 안거하면 흉년에 민폐가 되리라 염려한 부처님은 우선
제자들을 먹을 것 있는 동네로 다 보냈다. 남은 제자는 달랑
아난뿐이었다. 이렇게 둘만 남아 안거하다가 그만 병이 나셨
2016. 01.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