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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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또 넘어 간다
팔십 세에 저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자존심 상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 세에 저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텐데 또 왔냐고 전해라
백세에 저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극락왕생 할 날을 찾고 있다 전해라
백 오십에 저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나는 이미 극락세계 와 있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뜬금없이 이런 농담이 병치되었다.
50대 남자는 마눌님 외출할 때 어디 가느냐고 묻다가 맞고,
60대는 밥 달라고 보채다 맞고, 70대는 안 씻어서 더럽다고
맞고, 80대는 아침에 눈떴다고 매일 맞는다는 얘기다. 이 웃
픈 농담을 떠올리면 백세인생이 그리 축복은 아니련만, 이 노
래에는 개똥밭이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저승길을 미뤄보려는
마음이 담겼다. 이 노래가 그만큼 공감을 얻는 이유는 지금
이 백세시대이기도 하고 또 누구나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맞는 남편도 때리는 아내도 수행자도 무지한 중생도 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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