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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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거꾸로 말해 자리를 떼어놓고 보면 다들 도긴개긴인 셈이
                다. 제아무리 위세가 높다 한들 그 자리에 있으니까 그렇게
                비춰질 따름이다. 또한 사정이 이러하니 설령 내가 그 자리에

                올라간다손 거들먹거리지 말아야 한다.
                  무위진인 (無位眞人)은 ‘자리 없는 참사람’, ‘등급을 매길 수
                없는 참사람’ 쯤으로 해석된다. 자리가 없어도 개의치 않고,
                자리로 상대를 판단하지 않으며, 근근이 살아도 느리게 간다

                면 누구나 무위진인이다. 드러눕기엔 ‘밑바닥’만큼 좋은 자리
                도 없다. 그러니까… “나야, 이 새끼야!”라고 말했어야지.





























                장웅연     ●          집필노동자.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부터 불교계에서
                일하고 있다. ‘장영섭’이란 본명으로 『길 위의 절』, 『눈부시지만, 가짜』, 『공부하지 마라』, 『떠
                나면 그만인데』, 『그냥, 살라』 등의 책을 냈다. 최근작은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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