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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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 스님께서 주지로 부임하시면서 해우소 옆 개울을 매
                 립하여 큰 하수도관을 묻고 바윗돌로 옹벽을 쌓아 올려서 V
                 자 골짜기를 평지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

                 루는 그곳을 지나다 보니 극락전에 계시는 봉주 큰스님께서
                 총무, 재무스님 등을 불러놓고 “해인사는 풍수지리설로 행주
                 형국이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 아니요? 그런데 그 한쪽
                 을 막아버리면 배가 나아가지 못하고 마는 것 아닙니까? 그

                 러면 해인사는 바다로 나아가지 못하고 꼼짝 못하고 망하는
                 것 아니냐 이 말이여. 당장 공사를 때려치우고 행주형을 살려
                 놓아요!” 하시며 고래고래 고함을 치시며 야단을 치고 계셨
                 습니다. 그러자 이 스님 저 스님 모여들어 “옳다” “그르다” 하

                 며 즉석 토론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서 봉주 큰스님께 한 말씀 올렸습니다. “큰
                 스님, 해인사가 배가 나아가는 행주형이라 하지만 그것은 돛
                 단배 정도 아니겠습니까? 이제 주지스님께서 큰 불사를 하시























                                                                     5
                 2016. 01.                       다로권경실이 들어선 해인사 구광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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