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고경 - 2016년 1월호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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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별어 ● 글 _ 원철 스님
과장법, 그림자를 잡아서
바람에 묶다
● ‘삘로뽀’, 가벼운 찬탄
가뭄에 콩 나듯 꼰대(?)급인 필자와 놀아주는
기특한 20대가 가끔 있다. 근데 저희들끼리 하는 말로는 ‘그게
노인복지 (?) 차원’이래나 어쩐대나. 암튼 그렇거나 말거나 조카
인 양 눈치 없이 붙들어놓고 벽장 구석에 숨겨 둔 귀한 먹거리
를 내오고 커피콩도 가진 것 중에서 제일 좋은 것으로 대접한
다. 신세대의 신문물을 배울 수 있는 수업료인 까닭이다. 물질
공세로 환심을 산 덕분인지 “역시 우리스님 최고!”라며 엄지손
가락을 들어 보인다. 그리고 난 뒤 이런 가벼운 칭찬을 그들의
전문용어 (?)로는 “삘로뽀!”라고 설명해준다. 새로운 언어인 ‘삘
로뽀’라는 단어를 배웠다. 본래 스페인 말이라고 했다.
지중해를 낀 남부유럽에 사는 젊은이들은 아름다운 여인
(혹은 남자) 혹은 패션이 우아한 여성(혹은 남성 포함)이 지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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